사이렌은 신호나 경보를 알리기 위해 날카로운 음향을 내는 장치로,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재난과 위험을 알릴 수 있다. 사이렌의 시초가 된 것은 1799년경 스코틀랜드의 자연철학자 ‘존 로빈슨’이 발명한 악기다. 로빈슨이 개발한 사이렌은 처음에는 오르간 내 파이프를 지원하는 악기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1819년 프랑스 물리학자이자 발명가인 ‘샤를 카냐드 드 라투르’가 사이렌을 이용해 진동수를 알아내는 방법을 발견했다. 구멍이 뚫린 두 장의 판 사이로 바람을 넣어 판을 회전시키면 두 판의 구멍이 마주쳐 바람이 통과해 증폭되면서 발생하는 게 ‘사이렌’ 소리였다.
샤를 카냐드 드 라투르가 경보장치를 발명하면서 이름 붙인 ‘사이렌(Siren)’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Seiren)’에서 유래되었다. 마녀가 소리로 사람들을 위험에 빠지게 한 데에서 착안한 것이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해 난파시킨다는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에 새의 몸을 가진 바다요정이었다. 세이렌은 트로이 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오딧세우스(Odysseus)를 유혹하려 하지만 오딧세우스는 스스로를 뱃전의 기둥에 몸을 묶고 부하들은 귀를 솜으로 틀어 막는다. 결국 오딧세우스 유혹에 실패한 세이렌은 낙담하여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신화다.
사이렌은 주로 위험을 알리는 장치로 쓰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함교 등에서 사람이 호스를 물고 불어서 단음을 크게 내는 사이렌을 사용했고, 급강하 폭격기이자 공격기(Ju 87)에는 풍압식 사이렌을 설치해 사용했다. 폭격기 랜딩기어에 장착된 풍압식 사이렌은 급강하하면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를 크게 내서 사람들의 공포감을 유발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사이렌을 처음 도입했다. 1924년 3월 경성 남대문 소방서 망루에 사이렌이 처음 설치되었고, 점차 전국 읍면 단위로 설치되었다. 손으로 직접 돌리는 수동식 사이렌은 소방차에 설치되었고, 기계로 돌아가는 대형 사이렌은 철제 탑 위에 설치해 모두 들릴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사이렌은 소방 경보와 정확한 시각을 알리는 시보(時報) 역할을 했다.
독일 접이식 수동 사이렌, 지렌너 | 충남 보령시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소방 사이렌. |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한국전쟁 때는 일반 시민들에게 공습을 알리는 경보와 민방위 훈련 발령 경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도 사이렌은 방공 훈련 때 자주 사용되었다. 1970년대에 서울 남산타워 등 4곳에 민방위 경보 단말기가 설치되면서 모터사이렌이 사라졌지만, 1990년대까지 일부 읍면에서 재난 발생과 소방대 소집 경보를 목적으로 사이렌이 사용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혁명 이후 교통의 발달로 차량이 늘어나면서 긴급 출동에 필요한 자동차에 사이렌과 경광등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응급차, 경찰차, 소방차 등에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광등과 청각적으로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렌이 결합하면서 시민들이 위급한 차를 확인하고 피할 수 있도록 해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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