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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Safety talk

작은 실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되는 화학사고 (인도 보팔 사고와 구미 불산 사고)

by CMKOO 2024.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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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 사고의 위험을 전 세계에 각인 시킨 인도 보팔 사고 

 '1984년 12월 3일 인도 남부에 있는 미국계 기업 유니온카바이드사의 살충제 공장에서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메틸이소시아네이트(MIC)* 저장탱크에서 누출되면서 당일에만 공장 직원과 주민 등 3,800여 명이 사망했고, 3만여 명이 상해를 당했다.

 학자들의 추정치는 이보다 훨씬 크다. 사고로 인해 2주간 8,000여 명이 사망했고, 중독으로 인해 고통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람을 포함하면 사망이 1만 5,000명, 부상자도 16만 명에 이른다. 보팔시의 주민 70만 명 중의 4분의 1이 죽거나 부상을 당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남아 있는 독성으로 인해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세대 장애아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 사고 원인 

  • MIC 저장 탱크가 물에 오염되어 물과 MIC의 반응열에 의해 끓는점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 증발, 압력방출장치를 통해 방출됨
  • 방출된 MIC 증기는 세정탑 및 소각탑을 거쳐 정화 처리된 후, 대기로 방출되도록 설계되었으나 세정탑 및 소각탑이 작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누출된 MIC가 대기로 방출됨

 * 메틸이소시아네이트(MIC, CAS No. : 624-83-9)

  • 무색의 인화성 액체이자 피부, 눈 및 호흡기에 치명적인 급성 독성 물질로 자극적 냄새가 난다.
  • Carbaryl 등 carbamate 계열 살충제의 제조 과정에서 중간 생성물이며, 합성 고무와 접착제 생산의 원료로 사용된다.

 

 보팔 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지만, 이후로도 크고 작은 화학사고들은 계속되고 있다. 2014년엔 미국 듀폰사 소유 라포르테의 살충제 공장에서 독성 Z물질이 누출돼 4명의 근로자가 사망했고, 2015년 중국 톈진에서는 최대 규모의 화학물질 적재 창고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173명이 사망하고 798명이 부상했다. 2020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6년간 쌓아놓고 방치한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최소 135명이 숨지고, 5,000명 이상이 다쳤으며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화학산업은 건설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고도의 기술 집약적 산업이다. 설계, 운전, 보수, 유지에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설계 단계부터 안전이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사소한 설비 고장이나 조작 실수와 같은 단 한 번의 실수에도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피해가 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화학산업에서 취급하는 원료와 중간 제품, 최종 생산품은 모두 강력한 인화성이나 독성을 가진 물질이다. 때문에 사고가 한번 일어나면 공장 내의 근로자는 물론, 인근 주민의 인적 피해와 지역의 환경에까지 치명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 잊지 말아야할 최악의 화학 사고, 구미 불화 수소

 

우리는 이미 최악의 화학사고를 경험한 바 있다. 2012년에 발생한 구미 불화수소* 누출 사고다. 우리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화학사고이자, 화학사고의 위험성을 전 국민에게 각인했던 사고. 그리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사고다.

 

 

 * 사고 원인

  • 불화수소를 희석 설비로 이송하기 위해서는 각 배관의 맹판을 제거한 후, 25mm의 압축공기 공급 라인을 연결하고, 50mm의 불화수소 공급 라인을 연결한 다음 압축공기 공급 밸브와 불화수소 라인을 순차적으로 서서히 개방한다.
  • 1번 탱크로리 작업을 마친 후, 2번 탱크로리 이송 작업을 빠르게 준비하기 위해 작업 절차 무시 (탱크당 4~6시간 소요) 
  • 각 배관의 맹판이 제거된 상태에서 압축공기 공급 라인과 불화수소 공급 라인을 연결하던 중 탱크로리 상부의 작업자가 실수로 불화수소 공급 라인의 밸브의 2중 안전장치인 손잡이형 레버를 밟는 순간 불화수소가 대기로 방출 됨 

 

 * 불산 취급 공정 개요 

  • 고농도의 불산을 탱크로리로 운반하여 공장에 입고 배관을 이용해 희석 설비와 연결한다.
  • 탱크로리 상부의 25mm 배관에 있는 맹판 (Bilnd Flange)을 제거한 후, 압축공기 공급 라인에 체결한다. 
  • 탱크로리 상부의 50mm 배관의 맹판을 제거한 후, 불화수소 라인에 연결하고, 밸브를 서서히 개방한다. 압축공기 공급 밸브를 개방하면 공기압으로 인해 불산이 이송된다. 
  • 압축공기의 압력으로 이송된 고농도의 불산은 희석 설비로 공급되어 불화수소를 순수(Demi Water)와 섞는다.
  • 희석 공정이 모두 끝나면 불산 수소 자동 밸브를 잠그고, 압축공기 공급 밸브도 잠근다,
  • 탱크로리의 잔여 압력을 제거하기 위해 국소 배기 장치 후드를 접근시켜 빨아들인다.
  • 마지막으로 압축공기 공급 라인과 불산 라인을 분리시키고, 맹판을 다시 체결한다. 

 

 * 불화수소 ( CAS No. : 7664-39-3)

  • 불화수소는 수소(H)와 플루오린(F)이 만나 만들어진 화학물로 '플루오린화수소(HF)'라고도 불리며, 무색 기체 또는 무색 액체 형태로 존재한다. 불화수소의 끓는점은 19.5℃이기 때문에 상온 (25℃)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지만, 충분히 낮은 온도거나 높은 압력을 가할 때 쉽게 액화할 수 있다.
  • 불화수소는 물에 잘 녹는 특징이 있는데 물에 녹아 있는 수용액은 불산 또는 플루오린화수소산이라고도 불린다. 불화수소는 반응성이 강하고, 플라스틱이나 유리를 녹이는 성질을 가지며, 반도체 공장에서 식각과 세정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 불화수소는 식각 공정에서 회로 패턴 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주며, 세정 공정에서는 잔류물을 세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구미 불화수소 누출 사고는 2012년 구미에 소재한 OO글로벌에서 불화수소가 누출돼 지역 전체에 막대한 인명 피해 및 재산 피해를 낸 사고다. 당시 현장 근로자 5명이 사망했고, 화학 보호복을 입지 않은 채 사고 대응에 나섰던 경찰관과 소방관, 지자체 공무원과 주민 등 18명이 부상당했으며 총 1만 2,00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다.

 사고 이후에도 수년간, 주민들은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212ha(헥타르)에 달하는 토지와 농작물이 오염돼 농작물과 임산물 8,420t을 폐기 처분해야 했고, 불화수소에 노출된 가축 4,015마리가 기침과 콧물 증세에 사료 섭취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1,870마리가 살처분됐다. 차량 1,954대가 부식되는 등의 피해를 보았고, 인근 구미공단의 기업 81개 사도 오염 피해를 입어 피해보상액이 총 421억 원에 달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마이크로칩 가공을 비롯해, 가죽 태닝, 알루미늄 생산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유독성 물질이다. 짧은 시간 노출돼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장애를 남긴다. 체내로 흡수될 경우, 호흡기 점막을 해치고, 뼈를 손상하거나 신경계를 교란한다. 토양과 지하수 등을 오염시키고 농작물 피해도 유발한다. 전 세계 화학산업 분야에서 필수 불가결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은 대부분 불화수소와 같은 유독물질이다. 생활의 편리함과 산업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누출되면 대규모 화재와 폭발, 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물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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